수원지방법원 2020. 12. 선고 2020구단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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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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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는 한 모텔 주차장 내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약 3m 운전을 했는데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어 혈중알콜농도 0.104%로 면허취소 대상이 되었습니다. 원고가 형사재판에서는 유죄가 나오더라도 운전장소가 도로교통법이 정한 도로가 아니므로 면허취소는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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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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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련 법령 및 법리

도로교통법 제2조 제26호는 ‘운전‘이란 도로(제44조, 제45조, 제54조 제1항, 제148조, 제148조의2 및 제156조 제10호의 경우에는 도로 외의 곳을 포함한다)에서 차마 등을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조종을 포함한다)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괄호 안에 도로 외의 곳을 포함하는 예외적인 경우를 열거하면서 도로교통법 제44조 및 이를 위반한 경우의 형사처벌 관련 조항인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등만 기재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의 운전면허 취소·정지 등 행정처분 관련 조항인 도로교통법 제93조는 기재하지 않고 있다. 결국 도로교통법 제93조에 따른 운전면허의 취소사유인 음주운전은 도로교통법 제2조 제1호가 정한 ‘도로’에서 운전한 경우로 한정되고, 도로 이외의 곳에서 운전한 경우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3두9359 판결 등 참조).

도로교통법 제2조 제1호는 ‘도로’란 도로법에 따른 도로(가.목), 유료도로법에 따른 유료도로(나.목), 농어촌도로 정비법에 따른 농어촌도로(다.목)와 그 밖에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가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로서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라.목)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라.목의 도로는 교통질서 유지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교통경찰권이 미치는 공공성이 있는 곳을 의미하고, 특정인들 또는 그들과 관련된 특정한 용건이 있는 자들만이 사용할 수 있고 자주적으로 관리되는 장소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도2127 판결, 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6579 판결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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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사건의 경우

갑 제3호증, 을 제5, 6, 8, 11호증의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음주운전 장소인 이 사건 주차장은 도로교통법 제2조 제1호가 정한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음주운전 장소가 도로교통법 제2조 제1호의 ‘도로’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다른 주장에 대하여 나아가 살펴보지 않더라도 위법하다.

① 이 사건 주차장은 모텔의 주차장으로서 그 입구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담장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② 이 사건 주차장 입구에는 모텔의 주차장임을 표시하는 안내표지판이 설치되어 있고, 비록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지는 않으나 그 내부를 쉽게 볼 수 없도록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다. 일반인이 보기에 이 사건 주차장은 모텔의 주차장임을 쉽게 알 수 있고, 모텔과 관계없는 사람이 단지 통행의 목적으로 이 사건 주차장을 출입한다는 것은 쉽게 상정하기 어렵다.

③ 결국 이 사건 주차장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가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라 보기 어렵고, 모텔 관리자 및 사용자들만이 사용할 수 있으며 자주적으로 관리되는 장소라고 봄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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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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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의 경우 그 장소가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니면 면허취소나 정지처분을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도로교통법상 도로를 다투는 경우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가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로서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인지가 쟁점이 되는데 법원은 이를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으므로 여러가지 유리한 사정들을 주장해야 할 것입니다.

이 사건의 경우 모텔주차장이라는 특수성이 크게 작용하였는데, 폐쇄적인 공간이다보니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다닐 곳도 아니고 통행을 위한 목적으로 공개된 것도 아니므로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님이 인정되어 면허취소를 면할 수 있었던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