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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상속] 부정행위 위자료 산정 기준을 제시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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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2-10-07

본문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21. 11. 선고 2021가단 손해배상(기)

사건의 개요

원고는 배우자와 혼인생활을 약 20년 하였는데, 배우자와 피고의 부정행위로 인하여 혼인이 파탄되고 이에 따른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5000만원의 위자료 청구를 한 사례입니다.

법원의 판단

가. 부부는 부부공동생활로서의 혼인이 유지되도록 상호간에 포괄적으로 협력할 의무를 부담하고 그에 관한 권리를 가진다. 따라서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하고 그에 대한 다른 일방의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하여 그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므2441 판결 등 참조).

나. 한편, 우리 형법은 배우자 있는 자의 간통행위 및 그와의 상간행위를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는바, 위 형벌규정은 다른 배우자(간통 및 상간행위의 피해자)의 자연적 응보관념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입법된 것이라 평가된다[헌법재판소 2008. 10. 30. 선고 2007헌가17, 21, 2008헌가7, 26, 2008헌바21, 47(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중 재판관 C의 위헌의견 등 참조]. 이처럼 간통 및 상간행위의 피해자가 그 행위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을 통해 자연적 응보감정의 만족을 얻음으로써 자신의 정신적 고통을 조금이나마 위로받으려 하였던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이 종래의 현실이고, 그러한 형벌규정의 존재가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도 경험칙상 부인하기 어렵다(국가의 법체계를 통한 자연적 응보감정의 만족이 이루어진 경우라면,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하였을 때 피해자에 대한 금전적 위자의 필요성이 다소 상이하게 평가될 여지가 있다).

다. 그러나 우리 헌법재판소는 2015. 2. 26. 위 형벌규정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하였고 [헌법재판소 2015. 2. 26. 선고 2009헌바17, 205, 2010헌바194, 2011헌바4, 2012헌바57, 255, 411, 2013헌바139, 161, 267, 276, 342, 365, 2014헌바53, 464, 2011헌가31, 2014헌가4(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와 관련하여 우리 대법원 또는 헌법재판소에서는 간통 및 상간행위에 대한 종래의 응보적 대응을 폐지하는 대신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의 강화 또는 기존 재판실무관행의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이 제시되기도 하였다(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 중 대법관 의 반대의견, 위 헌법재판소 2015. 2. 26.자 전원재판부 결정 중 재판관 J의 보충의견 등 참조).

라. 결국, 앞서 본 형벌규정의 입법 및 폐지 경위에 비추어 보면, 간통 및 상간행위로 인한 다른 배우자의 정신적 고통은 이제 금전배상을 통해서만 법적으로 위자될 수 있는 것이므로, 종래의 재판실무관행(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이전의 재판실무관행)과 비교하였을 때 그 손해배상책임의 정도(위자료의 액수)를 보다 현실화할 필요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는 사실심 법원이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그 직권에 속하는 재량에 의하여 확정할 수 있는 것이고(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6다266606, 266613 판결 등 참조), 이때 법원의 고려대상이 되는 여러 사정으로는 피해자의 연령, 직업, 사회적 지위, 재산과 생활상태, 피해로 입은 고통의 정도, 피해자의 과실 정도 등 ‘피해자 측의 사정’ 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고의·과실의 정도, 가해행위의 동기와 원인, 불법행위 후의 가해자의 태도 등 ‘가해자 측의 사정’까지도 함께 포함된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4다8236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 등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갑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 즉, ① 원고가 소외 K과 혼인신고를 마친 뒤, 그 슬하에 소외 L 및 소외 M을 자녀로 두고 있는 점, ② 원고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K과 피고가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인정되고, 더 나아가 그 부정행위가 단순한 부부의 정조의무 위반의 정도를 넘어 간통행위에까지 이르렀던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적 사실 내지 사정이 있는 점, ③ 피고가 K에게 배우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그와 부정행위를 지속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와 K의 부정행위 태양 및 그 기간, ⑤ 위 부정행위가 원고와 K의 부부공동생활에 미친 것으로 보이는 영향, ⑥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었을 것으로 보이는 정신적 고통의 정도[원고는 위 부정행위로 인하여 K과의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탄에 이르렀으나 자녀들을 염려하여 어쩔 수 없이 그 혼인관계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구술 변론하였는바(제1회 변론조서 등 참조), 원고가 겪은 정신적 고통의 정도가 혼인파탄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준하는 정도라고 볼 여지가 있다], ⑦ 이 사건 분쟁이 발생한 이후 피고가 보인 구체적인 태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가 입은 위 정신적 고통을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를 부담하고(민법 제763조, 제394조), 그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은 2,0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해설

상간녀에 대한 위자료청구소송이 최근 많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피해자인 원고 입장에서는 많은 금액을 인정받아야 되겠지만 법원에서는 여러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는데 그 구체적인 기준을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제시하고 있는 사건입니다. 재판부는 청구금액 5000만원 중 2000만원만 인정하였음에도 소송비용은 전부 피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하였는데, 청구금액을 전부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피고의 책임을 크게 보는 입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