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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 감정을 통하여 손해배상금액을 특정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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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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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1. 12. 선고 2019가합 손해배상(기)

사건의 개요

원고와 피고는 같은 건물의 다른 점포 임차인인데, 원고의 영업장 내 보일러 온수통의 배수구 뚜껑이 파손되는 사고로 인하여 누수가 발생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 영업장으로 물이 흘러내리는 사고가 일어났으며, 이에 따라 피고 영업장의 천장 등 시설 및 피고 영업장에서 보관 중이던 미술품 총 224점이 손상되는 침수 피해가 발생하였습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였는데, 금액에 대해 다툼이 있던 상황에서 원고가 먼저 소송을 제기한 사례입니다.

법원의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원고가 점유․관리하는 공작물인 보일러 온수통의 배수구 뚜껑이 파손되는 하자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하여 피고는 피고 영업장의 천장 등 시설 및 피고 영업장에서 보관 중이던 미술품이 손상되는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민법 제758조에 따라 이 사건 사고로 인해 피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피고가 주장하는 손해액 중 대부분은 침수 피해로 인한 미술품의 가치 하락과 관련된 부분인데, 원고는 미술품의 가치 하락에 대한 이 사건 감정 결과의 신빙성에 관하여 다투고 있으므로, 그 감정 결과를 채택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2) 감정인의 감정 결과는 그 감정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2, 67619 판결 등 참조). 또한 법원은 감정인의 감정 결과 일부에 오류가 있는 경우에도 그로 인하여 감정사항에 대한 감정 결과가 전체적으로 서로 모순되거나 매우 불명료한 것이 아닌 이상, 감정 결과 전부를 배척하여야 할 것이 아니라 그 해당되는 일부 부분만을 배척하고 나머지 부분에 관한 감정 결과는 증거로 채택하여 사용할 수 있다(대법원 2012. 1. 12. 선고 2009다84608, 84615, 84622, 84639 판결 참조).

3) 돌이켜보건대, 을 제14부터 17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감정인 H의 감정 결과, 이 법원의 감정인 H에 대한 감정촉탁 결과, 이 법원의 사단법인 I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수 회에 걸쳐 자신의 미술품을 미술관, 박물관, 전시회 등에 전시한 경력이 있음에도 피고의 미술품에 대한 판매가격 등 객관적인 시가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은 없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이 사건 감정은 시가감정전문위원(작가, 평론가, 갤러리스트, 큐레이터, 미술시장 전문가)이 안목감정으로 작품성, 시장성(선호도)을 평가한 것으로 피고가 사단법인 J에서 발급받은 호당가격(25만 원), 기존 미술계에 통용되고 있는 호당가격 기준표를 참조하여, 감정기관의 내부 기준에 따라 피고의 경력을 작업기간, 개인전 및 단체전 등 전시기록, 학업특성, 수상경력, 보도내역 등을 근거로 점수화하여 감정대상물의 시가를 종합평가한 것인 점, 또한 이 사건 감정에서는 훼손 작품의 표면 부분과 표면을 지지하는 이면 부분의 상태를 개별적으로 파악하고, 미술작품의 제작 방식이 작가마다 다양하므로 훼손작품 복원의 난이도가 다르다는 점까지 고려하여 이 사건 감정대상 미술품의 손상률을 결정한 점, 예술작품이 파손된 경우 원형과 같이 보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가치가 파손 이전으로 회복된다고 볼 수도 없는 점, 당사자들도 현장감정 당시 미술품들의 손상부위 및 비율을 확인한 점 등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를 고려하면 이 사건 감정 결과가 그 감정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현저한 잘못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이 사건 감정대상 미술품에 관한 손해액은 이 사건 감정 결과에 따라 산정하기로 한다(다만, 피고의 미술품에 대한 판매가격 등 객관적인 시가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없다는 사정은 뒤에서 볼 원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할 사정으로 참작한다).

4) 이에 따라 원고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1. 인정 사실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 영업장의 천장 등 시설 복구비용은 48만 원이고,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이 사건 감정대상 미술품에 발생한 손해는 총 206,690,000원(=‘F‘ 20점에 관한 손해액 감정평가액 109,540,000원+‘G 시리즈’ 50점에 관한 손해액 감정평가액 97,150,000원)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피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206,69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다만, 피고가 이 사건 감정대상 미술품을 별다른 방수 조치 등을 취하지 않고 단순히 상자에 넣었을 뿐만 아니라 별도 공간이 아닌 피고 영업장 바닥에 두는 방법으로 보관하여 손해 확대에 기여한 점, 손해의 발생사실이 인정되어 감정평가가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일부 곤란한 항목도 존재하는 점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제반 사정들을 참작하여 보면, 원고가 피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은 공평의 원칙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위에서 인정한 금액의 7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주 문

1. 2019. 0. 0. 누수사고로 인한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에 대한 손해배상금 지급채무는 제2항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145,019,000원 및 이에 대하여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셈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그 중 3/10은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해설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게 되는 경우에 손해액을 특정시키고 그 금액을 증명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공사하자, 물건에 대한 하자에 대한 수리 비용을 손해배상을 구할 때 그 금액을 얼마로 할지 관련 업체의 견적서만 제출해서는 법원에서 인정받기 어려운 것입니다. 이럴 때 법원을 통해서 전문가의 감정을 받아보는데 그 비용도 만만치 않고 시간도 걸리며 원하는 결과가 나올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쉬운 절차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소송의 진행, 입증을 위해서 꼭 거쳐야 할 절차가 되는데 이 사건의 경우 손해배상으로 훼손된 미술품의 가치를 평가받아야 되기 때문에 더욱더 그 금액을 입증하기 어렵고 감정절차를 거치더라도 그 결과에 대해서 다툼이 많았던 사례입니다.

결국 법원은 관련 대법원 판례를 언급하며 감정결과를 그대로 (약 2억원) 인용하였습니다. 다만 피고에게도 보관상 과실이 있다고 하여 70%의 책임만 인정하였습니다. 이처럼 손해배상 소송을 하면서 감정절차가 필수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에 대한 준비가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